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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화영, 명품 143만원-편의점 720원 등 일상소비 상당부분 쌍방울 법카로 결제

입력 | 2023-04-18 03:00:00

41개월간 3238건 2억여원 지출
카드 6장 사용… 노출 숨긴 정황도
李측 “대부분 측근이 쓴 것” 주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사진)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받은 법인카드로 1000원 이하의 편의점 결제부터 100만 원이 넘는 명품 쇼핑까지 상당 부분의 일상 소비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법인카드 사용이 공개되는 것을 꺼린 듯 총 6장의 카드를 나눠 쓰면서 5번 카드를 바꾸기도 했다.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8년 5월 15일∼2021년 10월 19일 이 전 부지사가 쓴 것으로 알려진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명세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41개월 동안 3238건(총 2억983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은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일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쌍방울이 법인카드를 회수한 시점까지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법인카드로 2020년 1월 27일 서울 강남구 A명품매장에서 143만 원을 결제하는 등 여러 차례 명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8월 27일 하루에 서울 송파구 B백화점에선 100만 원, 78만 원 등 두 차례 지출하기도 했다. 사소한 생활비도 법인카드로 충당했다. 2019년 1월 28일 경기 수원시의 한 편의점에선 720원을 결제했고, 2019년 7월 17일 경기 여주시 핫도그 집에선 1500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쌍방울 법인카드로 3, 4대의 휴대전화 요금도 납부했다. 2018년 8월 14일엔 휴대전화 4대의 요금 84만 원이 납부됐다. 2018년 12월 4일 서울 중구 주유소에서 7만 원을 결제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차량 주유비도 쌍방울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여행 비용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8년 11월 22일 제주시 렌터카 대여로 6만 원, 다음 날인 23일 제주 여행지 레저 체험에 4만 원 등을 지출한 내역이 확인됐다.

법인카드 총 6개를 사용하며 이 전 부지사의 사용을 숨기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8년 7월 경기도 평화부지사 취임 후에는 기존에 사용했던 쌍방울 명의의 법인카드를 쌍방울 계열사 직원 명의 법인카드로 변경했다. 그러다가 2019년 6월 해당 직원이 이의를 제기해 쌍방울 명의 카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2021년 9월에는 이 전 부지사의 측근 문모 씨로 카드 명의자를 변경했는데, 이는 언론사의 이 전 부지사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취재가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포함해 지난해 10월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구속 기소했고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법인카드 사용액의 대부분은 문 씨가 쓴 것”이라며 “쌍방울에서 법인카드를 이 전 부지사에게 준다고 해 이를 거절하고 문 씨에게 주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