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분당선 열차 내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3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아줌마’라는 말을 듣고 순간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8일 채널A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부장판사 현경훈)은 이날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35)의 1차 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아주머니가 ’(휴대전화) 소리 줄여주세요’라고 하길래 ‘아줌마 아닌데요’라고 말했더니 뭐라고 하셔서 회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 소리를 줄여달라 한) 아줌마에게 기분이 나빴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제재하러 올까 봐 고시원으로 가서 방어할 생각을 했다”고 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3월 2~3일 식칼 2개, 회 칼 1개, 커터 칼 1개를 구입하고 수인분당선 죽전역 전동차에서 회칼을 휘둘러 피해자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은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A 씨는 “피해자로부터 ‘아줌마 휴대폰 소리 좀 줄여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의 아들은 “어머니는 가해자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뉴스에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말다툼하고 ‘아줌마’라고 해서 피해를 본 것처럼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언론에 밝혔다.
지난달 22일 검찰은 A 씨의 범행을 특별한 동기가 없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판단했다. 함께 범행 수법이 나쁘다는 점, 피해와 죄질이 무겁다는 점, 재범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A 씨를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A 씨는 과거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특수상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의정부지방법원에서도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