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4.1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 사기 사건을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고 규정하고 진행 중인 경매 절차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사기로 인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날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했다. 원 장관을 비롯한 참모들은 “경매절차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강구해 피해자들이 시간을 벌고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를 시행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사기 매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수차례 유찰돼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경매업자들이 경매에 참여해 피해자들이 낙찰 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그간 거주 주택을 경매에서 낙찰받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정부의 대책에 경매절차 중단이 반드시 포함돼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들에게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 주길 바란다”면서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