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8. 뉴스1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진행된 정 전 실장의 뇌물수수혐의 등에 대한 공판에서 유 전 직무대리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2억4000만 원의 뇌물과 대장동 개발 특혜 대가로 사업 지분 일부(428억 원)를 제공받기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유 전 직무대리는 2019년 9월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정 전 실장의 자택을 찾아가서 3000만 원을 전달한 상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당시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몇 층인지 나오니까 괜히 걱정이 돼 엘리베이터를 안 타고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며 “초인종을 누르니 정 전 실장이 나왔고, (거실에서) 봉지와 돈을 쏟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비닐봉지 2장을 겹쳐서 500만 원 현금 묶음 6개를 넣고, 그 위에 봉지 과자를 넣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 전 직무대리는 정 전 실장의 집 구조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가며 “문을 열면 왼쪽이 거실이고, 앞쪽에 방이었나 화장실이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2014년 이 대표의 재선을 돕기 위해 위례신도시 사업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정 전 실장 등에게 준 상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검찰이 정 전 실장의 집 위치가 담긴 지도를 제시하자 화면에 직접 다가가 “제가 돈(5000만 원)을 전달한 데가 이쪽 어디였다. 나무가 있었는데 그 밑에서 줬다”며 “돈 주러 가기 전에 큰길에 차를 세워놓고 들어갔다”고 했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스1
반면 정 전 실장 측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변호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