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포털기업 지배력 남용’ 토론회 “언론사 위 군림하며 책임은 회피” “소상공 아이디어 탈취” 피해 호소도
“네이버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알고리즘이 한 거라고 한다. 네이버가 짜는 알고리즘을 핑계로 대는 건 국민을 바보로 아는 참으로 잘못된 변명이다.”(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
“돈이 될 만한 분야에 자회사를 설립해 연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잠재력 높은 미래의 경쟁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을 말살하고 있다.”(권순종 전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등의 주최로 열린 ‘독과점적 포털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소상공인·소비자 권익 침해’ 토론회에서는 네이버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치권과 현장, 학계의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네이버의 횡포와 소상공인, 소비자에 대한 권익 침해는 자정을 기대할 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네이버가 권력집단으로 우뚝 섰다는 대국민 과시에 나섰다.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대기업 포털들이 뉴스 공론장을 왜곡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포털이 뉴스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공론장을 왜곡하고 네이버, 카카오가 언론사 위 언론사로 군림하면서 언론사 책임은 회피해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며 “최근에는 뉴스 공급 약관을 고쳐서 언론사 링크를 끊으려다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통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연결을 자의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던 것을 언급한 것.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장(변호사)도 “포털 뉴스 편집 및 댓글 노출 알고리즘에 적용되는 기술만 공개돼 있을 뿐 세부 정보들은 공개되지 않아 AI 알고리즘의 설계 및 초깃값 설정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알고리즘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기업의 ‘지네발식 확장’도 화두에 올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문어발식 확장’을 넘어 ‘지네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이커머스 업체 여성 창업가는 “20대에 6년 동안 준비했던 사업이 갑자기 네이버의 유사 사업 실시로 물거품이 됐다”면서 “아이디어 탈취가 없도록 국회가 나서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