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어렵지만 서민 부담 고려” OPEC+ 감산에 유가 오름세 수조원 규모 세수 감소는 불가피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주유하고 있다. 2023.4.18/뉴스1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4개월 연장된다. 8월 말까지 L당 200원가량의 가격 하락 효과가 이어지는 셈이다. 유류세 인하가 길어지면서 세수는 더 줄어들게 돼 ‘세수 펑크’가 날 가능성은 더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31일까지로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기재부는 “OPEC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유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최근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민 경제의 부담 완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다시 기름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 연합체 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에 116만 배럴씩 추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17일 배럴당 85.93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10.1%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약 4개월 만에 다시 1600원대로 올라섰다.
정부가 세수보단 물가 안정과 민생 부담 완화를 택해 올해 세수는 더 줄어들게 됐다. 지난해 정부가 유류세를 깎아주면서 덜 걷힌 세금은 5조5000억 원 규모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