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봉투 의혹’ 커지는 내홍 이재명, 요청만하고 사실상 손놓아, 宋 “22일 파리 회견”… 시간끌기 지적 非明 “자정작용 포기 안일한 대처”… 친명 정성호 “기름값 정도” 발언 논란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부끄럽고 참담하다”면서도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돈봉투) 금액이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이른바 기름값, 식대 정도 수준일 것이다. 그런 구체적인 금액을 주고받았다는 것을 송 전 대표가 알았다면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 宋에게 공 넘긴 李
위기 해법 고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이 문제를 책임 있게 매듭짓겠다고 하는 입장 표명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를 비롯해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 의혹에 연루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출당 권유 등의 조치도 따로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아직 현행법이나 당헌 당규에 위반되는 등의 결과가 드러나지 않았고, 당사자들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수사) 과정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아직 사실관계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먼저 출당이나 탈당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본인들이 스스로 입장을 밝혀줘야 당도 부담을 덜지 않겠느냐”고 했다.
● 비명계 “지도부, 자정작용 포기”
비명계는 당 지도부가 당 차원 진상조사를 포기한 점과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게 선제적으로 출당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점 등에 대해 “안일하다”며 반발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통화에서 “‘자체 조사는 자체 면죄부’라는 건 여당의 논리인데, 그것 때문에 당이 자정작용을 포기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그럴 거면 당 지도부가 왜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을 우려해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가 주말에야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 시간 끌기를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1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기자회견 일정을 앞당길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적절한 회견 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7월 귀국 일정을 앞당길지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을 방문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법사위 현안 질의를 추진하려 했지만 현장 방문으로 선회했다. 현안 질의가 이뤄질 경우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이슈 등 여당에 불리한 질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