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국내 첫 개인전 뉴욕 휘트니미술관장 한국 찾아
에드워드 호퍼의 1948년 작품 ‘오전 7시’.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끊임없이 변하는 도시에서 잠시 멈추고 싶은 마음. 그것이 지금도 에드워드 호퍼가 사랑받는 이유일 겁니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일부터 국내 최초로 에드워드 호퍼(1882∼1967) 개인전이 열리는 가운데 이 전시를 공동 개최하는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애덤 와인버그 관장(69)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관장을 맡고 있으며, 휘트니미술관은 가장 많은 호퍼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애덤 와인버그 관장
이러한 분위기는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이런 인물들은 창밖에서 움직이는 도시를 보며 변화를 기다리는 듯 하다. 와인버그 관장은 “호퍼는 친구도 적었고 자식도 없었으며 아내와 한 아파트에서 50년을 살았다”며 “그는 시간이 멈추길 바랐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이해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시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 되기 직전이었는데, 호퍼는 왜 과거를 그리워했을까. 그는 “허드슨 강변 작은 마을에서 자란 그가 도시 생활의 속도를 불편하게 느낀 것”이라며 “그럼에도 도시를 완전히 거부하진 않았다”고 했다.
“서울처럼 큰 도시에 살면 모든 것이 항상 변하죠. 매일 새 건물이 지어지고 오랜 건물은 철거됩니다. 그런데 평범한 상점도 충분히 시간을 갖고 보면 시적 면모가 있어요. 도시인들은 호퍼 작품에서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에 공감할 겁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전시장에 오면 한 작품 한 작품씩 오래 들여다보길 권했다. 모니터나 책으로는 볼 수 없는 붓터치를 직접 보며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고 그림을 그렸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호퍼가 습작으로 그렸던 여러 드로잉을 통해 사실적인 표현을 연마한 흔적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