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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의 한 마을에서 조깅하던 청년을 습격해 숨지게 한 불곰이 포획됐다.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의 트렌토시 당국은 18일(현지시간) 17살짜리 암컷 불곰 ‘JJ4’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과일을 미끼로 ‘JJ4’를 유인해 전날 밤 11시경 생포했다고 설명했다. 튜브형으로 만든 덫에는 ‘JJ4’의 새끼 세 마리 중 두 마리도 함께 포획됐지만 당국은 새끼 곰들이 모두 2살 이상이라 어미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풀어줬다.
파피의 시신에는 얼굴과 복부 등 곳곳에 찢기거나 물린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피해자의 상처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습격한 곰은 이탈리아 정부가 관리 중인 17살 암컷 불곰 ‘JJ4’로 확인됐다. JJ4는 2005년 독일에서 사살된 ‘브루노(JJ1)’와 2008년 스위스 당국에 의해 사살된 ‘JJ3’ 등 지나친 공격성으로 안락사 된 두 마리 불곰의 동생이다.
‘JJ4’는 지난 2020년 6월에도 이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습격했던 전과가 있었다. 당시 주 당국은 JJ4를 사살하려 했지만, 법원이 이를 저지했었다. 이번에도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JJ4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은 5월 11일까지 사살을 유예하라며 제동을 걸었다.
푸가티 주지사는 “포획하는 동안 곰을 쏘고 싶었다. 2020년에 JJ4를 사살했다면 파피의 죽음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씁쓸함을 느낀다”며 “법원이 5월 11일에 판결을 할 예정이다. 법원에서 우리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면 곰은 사살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동물보호단체 국제동물보호기구(OIPA)는 “책임 있는 행정이라면 동물다양성 보호의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지, 보복·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여선 안 된다”며 그 동안의 야생동물 보호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JJ4와 새끼 곰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