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사업가 강종현(41)씨가 재판에서 주가조작 등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19일 오전 10시40분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씨와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씨, 관계사 직원 등 4명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강씨 측은 지난달 22일 1차 공판에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아, 이날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선 “공시가 이뤄진 시점은 오히려 강종현의 주식 처분 시점보다 뒤이기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백번 양보해서 이를 유죄로 본다고 해도 엄격한 증명에 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빗썸 인수설 허위공시로 주가를 띄워 8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실제 강종현이 지난해 4월 FTX와 접촉해 매각 협상을 시도했고 최대한 노력했으나 안 된 것”이라며 “어떤 허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해 회사에 32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선 “몇주가 걸리는 기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며 “경영상 판단으로 봐야지 이 자체를 배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씨가 조모 대표 명의로 빗썸 관계사를 설립한 후 회사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며 회삿돈 628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출금 내역은 인정한다”면서도 구체적 입장은 추후 밝히기로 했다.
아울러 강씨 측 변호인은 횡령 혐의 관련 재판을 먼저 진행해줄 것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관계사 직원 조모씨, 김모씨 측 변호인도 강씨의 지시를 받은 부하직원이어서 공동정범으로 보기 힘들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강씨는 여동생 강지연씨와 공모해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주가를 조작하고,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차명으로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