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당의 구태적 대의원 제도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친이재명 지지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에서의 돈봉투 의혹을 두고 당원들도 분열하는 모습이다. 친문(친문재인)을 비롯한 비명계 지지층은 이 대표 등 지도부의 미온적 대처를 문제삼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개딸’ 등 강성 친명 지지층은 “돈을 받은 대의원이 문제”라며 대의원 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19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비명계 지지층은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엔 ‘자격 미달’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한 당원은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재판 중인 당사자”라면서 “이번 돈 봉투 사건의 처리를 현 민주당 대표로서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사퇴가 정답”이라고 썼다.
이에 맞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대의원 제도 탓으로 돌리며 대의원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당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민주당의 구태적 대의원 제도 완전 폐지를 요구한다’는 청원글에는 하루 만에 1만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을 올린 당원은 “당원 중심의 깨끗하고 공정한 민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썼다. 그 동안 민주당 내에서 ‘권리당원 권한을 대의원보다 확대해달라’는 친명 지지층의 주장을 두고 갈등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사태로 재차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 팬카페 등에는 청원에 동의해달라는 독려 글도 대거 올라왔다. 한 지지자는 “일주일 만에 10만 명 동의를 받자”면서 “반개혁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썼다. 또 다른 이 대표 지지자도 “당원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와 대선 경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누적된 당 내 갈등이 지지층 간 분열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에 달했던 ‘수박’ 갈등이 이번 사태로 재점화되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