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는 현장에 함께 동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육각형 기둥 형태 300kg 이상 추정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군사정찰위성을 공개했다. 사진은 흐릿하지만 이 위성은 육각형 기둥 형태로 상단에 태양전지판 4개가 달린 형상으로 추정된다. 구체적 제원과 주요 구성품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무게는 300kg 이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2016년 2월에 쏜 사각형 형태의 (위성인) ‘광명성 4호’보다 좀더 크고, 전자광학카메라가 2대 가량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발사 절차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항행경보 전파 및 1~3단 추진체의 낙하지점 등을 사전 예고한 뒤 ‘태양동기궤도’로 쏴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북한이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궤도로 올리려면 광명성 4호 발사때처럼 서해안을 따라서 필리핀 동남쪽으로 발사할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북한의 정찰위성이 제 위력을 발휘하려면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 물체 식별)’은 돼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0m급 해상도의 시험용 위성을 공개했지만 당시 우리 군당국에선 전략·전술적 효용가치는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후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해상도 위성 개발을 시사한 만큼 새로 발사할 군사정찰위성의 해상도는 50cm급까지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16년 발사한 광명성 4호는 500km 저궤도에 진입한 뒤 공중제비 현상이 발생해 제 기능을 못했다. 위성의 궤도안착 및 자세제어 기술의 한계를 드러낸 것. 북한이 7년 만에 위성 발사 시험에 나설 시 관련 기술을 완성했을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미 전략자산 ‘핵 조준’ 능력 확보 시도
김 위원장은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 핵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방대한 전략장비들의 한반도 상시배치 전개를 언급하며 이를 맹비난했다. 이어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기도와 움직임을 상시 장악하기 위한 우주정찰능력의 보유”, “상황에 따라 선제적인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 차원”이라며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합리화했다. 결국 정찰위성으로 미 전략자산의 위치 및 이동정보를 파악해 다양한 핵투발수단(탄도미사일)으로 정확히 타격함으로써 핵무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교수는 “최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밝힌 핵억제력의 공세적 전환 차원에서도 군사정찰위성은 핵심전력”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도 “북한이 정찰위성을 한미의 대북확장 억제 강화를 정면 돌파할 ‘비장의 전력’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유사시 은밀·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ICBM으로 미 본토(워싱턴·뉴욕)를 위협하면서 동시에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 전략자산 움직임까지 미리 파악해 전술핵 타격 위협을 가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북한이 판단하고 있을 거란 의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