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창업자의 역대급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권 창업자의 자산은 10조원대로 추정되고 있어, 이혼 시 재산 분할 규모가 최대 5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19일 권 창업자와 배우자 이모씨의 이혼 소송 변론준비기일을 가졌다. 변론준비기일은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는 절차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권 창업자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창업자는 서강대 재학 시절 이씨와 동문으로 만나 지난 2001년 혼인했다. 그는 2002년 6월 이씨와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고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이사장을 거쳐 2017년에는 공익사업 재단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20년에는 스마일게이트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로도 취임했다.
배우자 이씨는 스마일게이트 초기부터 지분 출자와 경영에 참여했다. 스마일게이트 공동 창업 당시 권 창업자가 70%, 이씨가 30%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는 2002년 7월부터 11월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로 일했고, 2005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2006년 출시한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시장 흥행에 성공했고 2018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하며 2020년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굴지 게임사로 성장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5771억원, 영업이익 64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9.5%, 영업이익 7.1% 증가한 실적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4월 발표한 2022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권 창업자는 총 68억 달러(8조2900억원)어치 자산을 보유한 국내 5위 부호로 집계됐다.
한편, 이씨는 이번 이혼 소송에서 권 창업자가 유책 배우자라는 입장이다. 반면 권 창업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지난 20년간의 결혼생활과 자녀 양육도 해왔다”면서 재산분할 50%를 요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씨가 공동창업자로서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맡았던 점 등도 고려됐다.
반면 권 창업자의 변호인은 “(오늘 재판에서) 절차적인 이야기만 나눴다”면서 이혼 소송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비공개 재판으로 정해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