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챗GPT를 대표 주자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올해 들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 침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규제에 나선 국가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아예 챗GPT 접속을 잠정 차단하고 조사 중이며 영국,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미국은 규제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른바 스마트폰 혁명 이후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판을 뒤흔드는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챗GPT는 워낙 파급력이 커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도 많다.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1억 명 이상, 국내에서도 220만 명 이상이 경험해 본 최신 기술 개발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챗GPT를 업무에서 활용해본 사람들은 챗GPT의 능력에 놀라며 이 새로운 도구를 잘 활용하고 싶어한다.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챗GPT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전혀 엄두를 내지 못했던 업무에도 도전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 코드를 한 번도 짜 보지 않은 사람도 챗GPT를 통해 실행 가능한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는 “챗GPT를 활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혁신이 가능해진다”며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과 기업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챗GPT는 질문에 포함된 단어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을 생성해 낼 뿐이기에 종종 ‘능숙한 거짓말쟁이’가 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챗GPT를 활용한 작업의 마지막에는 결과물에 대한 인간의 검증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데이터 입력과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나 기밀 정보 등이 유입돼 오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정부 차원에서 꼭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챗GPT와 주고받은 문답을 정리한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라는 책을 최근 펴낸 김대식 KAIST 교수는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새로운 기술을 더 먼저 받아들이고, 이런 기계와 함께 살아야 할 학생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책을 발간한 배경을 설명했다.
“저를 비롯한 기계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인간이 기계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달려 있습니다.”
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