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북 경산시 압량읍의 천도복숭아 시설하우스에서 정진용 롯데백화점 청과채소팀 바이어가 수확을 앞둔 천도복숭아의 과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일주일만 지나면 달고 시원한 복숭아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릴 겁니다.”
19일 오전 경북 경산시 압량읍의 한 천도복숭아 시설하우스. 작업자 김헌태 씨(41)와 정진용 롯데백화점 청과채소팀 바이어가 하우스 안에서 수확을 앞둔 천도복숭아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김 씨는 “복숭아가 아직 설익었는데도 벌써 달콤한 향기가 난다. 올해도 경산 천도복숭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966㎡ 규모의 이 시설하우스에서는 이달 말 천도복숭아를 본격 출하한다. 정 씨는 “경산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수량이 적어서 천도복숭아의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경산’이라는 지명이 붙은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의 식탁에 자신 있게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경산시는 국내 천도복숭아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국 최대 주산지다. 매년 지역 내 3600개 농가에서 4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약 2만 t을 생산한다. 수천 가지 품종이 있는 복숭아는 크게 털복숭아와 천도복숭아로 나뉜다. 털복숭아는 표면에 털이 있는 백도와 황도가 있다. 반면 털이 없고 표면이 매끈한 품종을 천도복숭아라고 부른다.
천도복숭아는 일반적으로 털복숭아와 달리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신맛이 나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 같은 천도복숭아의 신맛을 보완해 달콤한 맛이 나는 품종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경산시에서는 신비와 신선, 천홍, 레드골드, 판타지아, 선프레 품종의 천도복숭아를 주로 생산한다.
이달 말 수확을 앞둔 신선 품종은 천도복숭아 가운데 가장 먼저 출하되며 부드러운 과육과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정 씨는 “털이 있는 백도나 황도를 싫어하고 시큼한 맛을 꺼리는 아이들이 매우 좋아해 주 고객층인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지역 복숭아 농가의 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밭작물공동경영체 육성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국비 지원금 등 10억 원을 투입해 복숭아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 조직화 및 교육, 컨설팅, 선별장 구축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전국 최고 천도복숭아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수도권 특별판매전을 비롯해 유통구조 개선 사업, 재해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지역 상생 차원에서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은 이달 말부터 경산 천도복숭아 판매를 시작한다. 현재 사전 구매 예약을 받고 있으며 이달 말에는 식품매장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500g 4∼6개들이 한 상자 3만9900원, 1kg 6∼15개들이 한 상자 6만9900원에 판매한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