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보이는 112 시스템’ 수원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체계’ 등 실제 현장서 높은 활용도 인정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등 위기에 처한 피해자들을 구하는 데 역할을 한 ‘보이는 112’가 적용된 스마트폰 화면. 행정안전부 제공
“신고….”
최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는 한 여성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가 간간이 들릴 뿐 신고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었다. 전화를 받은 상황실 직원은 길게 통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곧장 ‘보이는 112시스템’을 가동했고 경찰은 신고자에게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된 문자를 보냈다. 신고자가 버튼을 누르자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힌 현장 상황이 경찰에 실시간 전송됐다. 이 여성은 곧바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가정폭력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보이는 112 시스템’은 지난해 1월 도입돼 1만7517건(신고자용)이 현장에서 활용됐다. 가정 폭력, 성폭력, 데이트 폭력 등 위기에 처한 피해자들을 구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수지 자살 시도 목격자가 신고했을 때 ‘보이는 112’를 통해 구조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고, 길을 잃은 미성년자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못한 경우 이 시스템을 활용해 구조에 성공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12 시스템 담당자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행정 혁신 사례”라며 “서울 관악구, 제주 등에서 실증을 진행했고 효과성이 입증돼 올해부터 전국으로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수원시가 2020년 2월 도입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은 최초 사례로 선정됐다. 이 시스템은 긴급상황 발생 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긴급 차량에 최적의 경로를 제공한다. 또 긴급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자동으로 녹색신호가 부여된다. 시스템 도입 전에는 긴급차량이 1km 이동하는 데 평균 3분 20초가량 걸렸지만, 시스템 도입 후에는 통행시간(1분 27초)이 56% 감소했다. 지난해 636회나 활용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시작돼 전국 최초로 상용화됐을 뿐 아니라 타 시도에도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세계 최초로 도입된 장애인 점자여권 발급(외교부)과 블록체인 방식의 전자 예방접종 증명서(질병관리청),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 도입(경북대병원 칠곡분원) 등이 행정혁신 최초 사례로 선정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