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하려면 200만원이상 월급-숙식 제공해야 농협-지자체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 숙소 운영해 소규모 농민 부담 덜어
19일 강원 철원군에서 열린 ‘범농협 영농지원 전국 동시 발대식’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오른쪽)과 관계자들이 모판을 나르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지난해 17만∼18만 원까지 오른 외국인 근로자 일당이 최근엔 12만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경북 영양군에서 고추, 양파 농사를 짓는 김원종 씨(42)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입국길이 막혔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근 다수 들어오면서 농가의 심각한 구인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농협중앙회는 올 한 해 연인원 500만 명 규모로 영농인력 지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농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는 1년 전에 비해 531% 급증한 8666명이 입국했다. 올해 말까지 들어올 농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는 역대 최대인 3만8418명으로 지난해(2만2000명)보다 73% 늘었다.
다만 계절 근로자를 채용하려면 농가가 직접 숙식을 제공해야 하고, 1명당 월 2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줘야 해 자본이 부족한 소규모 농가는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와 농협은 올해부터 전국 19개 지자체에서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을 도입했다. 지자체가 마련한 숙소에 외국인 근로자가 월세를 내고 지내면서 인근 농가에 하루 단위로 투입되는 근로 형태다. 사업 운영은 각 지역 농협이 맡는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연인원 500만 명을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130만 명 늘어난 규모다.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를 통해 외국인 282만 명(지난해 188만 명)을, 인력중개센터 및 일반인 일손 돕기 사업을 통해 내국인 218만 명(지난해 182만 명)을 각각 공급한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