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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슨 코인도 아니고”… 현대로템, 올해 1분기 전차 수출 실적 8800%↑

입력 | 2023-04-20 09:23:00

K2 흑표전차 수출 본격화 기저효과
수출 통관 작년 약 27억→올해 2361억(1Q 기준)
현대로템 “올해 K2 전차 5대 폴란드 인도”
1분기 철도부문 수출 실적 43.6%↓
전차 수출로 철도 부진 메워
“마진 높은 전차 수출 수익성 개선 이끌 것”
1Q 실적 전망 ‘매출 8220억·영업익 400억’




올해 1분기 현대로템 전차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8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2 흑표전차 완제품 해외 납품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기저효과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일부 가상화폐 폭등에 버금가는 성장률로 올해 현대로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최근 입수한 수출 통관 집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로템 올해 1분기 방산부문(디펜스솔루션) 수출 실적은 약 2361억 원(1억7733만 달러, 환율 4월 19일 기준)이다. 작년 1분기(약 27억 원, 199만 달러)에 비해 약 8811.1% 증가한 수치다.

현대로템은 올해 K2 전차 5대를 폴란드에 인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완제품 해외 납품이 이뤄지면서 수출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월별로는 1월 958억 원, 2월 23억 원, 3월 1381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통관 기준 수출 실적이기 때문에 실제 매출 실적과는 차이가 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전차의 경우 납품 이후 고객사로부터 검수에 합격하면 매출 실적으로 잡힌다. 제품 통관 과정에서 잡히는 수출 실적과 매출 반영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회사가 발표하는 분기 실적과 통관 과정에서 잡히는 수출 실적이 다르게 집계될 수 있다. 하지만 통관을 거쳐 집계되는 수출 실적을 통해 향후 반영될 매출 규모 등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각 부문별 통관 수출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공시 예정인 실적에서도 8000%에 달하는 성장률이 잡히는 항목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관세청 등에 확인한 결과 통관을 거친 수출 실적은 기저효과로 인해 해당 규모 수치가 나올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에 도착한 현대로템 K2 전차

이 기간 철도부문(레일솔루션) 수출(통관 기준) 실적은 약 1560억 원(1억1715만 달러)을 기록했다. 전년(약 2767억 원, 2억770만 달러) 대비 43.6%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철도부문 역시 지난 2018년 분기 수출 실적이 4000% 넘게 증가한 적이 있다. 중국 업체들이 덤핑 수준 저가 수주에 나서면서 2017년 현대로템이 타격을 받았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방산(전차)과 철도부문 수출 실적을 종합하면 극적인 효과는 떨어진다. 철도부문 부진을 방산부문이 메웠다. 올해 1분기 방산과 철도부문 총 수출 실적은 약 3923억 원(2억9448만 달러, 에코플랜트 제외)으로 전년(약 2793억 원, 2억970만 달러) 대비 약 4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현대로템 전체 실적 전망… “K2 전차 수출, 수익성까지 끌어올릴 것”
내수와 수출, 에코플랜트사업 등을 포함한 전체 실적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면서 방산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올해 1분기 매출 822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전년(6770억 원) 대비 21.4%, 영업이익(전년 240억 원)은 70.1% 증가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문별 매출 실적은 수출 통관 실적과 마찬가지로 철도부문(약 4010억 원, 7.5% 감소)은 줄고 방산부문(약 3510억 원, 92.1% 증가)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에코플랜트사업도 매출이 14.6% 증가한 710억 원 수준으로 전체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간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도부문이 3분기까지 부진하지만 방산부문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 연간 3조6920억 원 수준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2년(3조1530억 원) 대비 16.7%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한 방산수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약 63.7% 증가한 241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전차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현대로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 등 추가 수주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현재 1000대 규모 K2 전차를 폴란드에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납품은 국내 생산 수출과 현지 생산으로 이뤄진다. 이달 초 컨소시엄 이행합의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본 계약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K2 전차 폴란드 현지 생산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도 이뤄지고 있다.

납품되는 전차 모델의 경우 총 1000대 중 180대는 한국형과 동일하고 820대는 폴란드형(K2PL) 모델로 공급될 예정이다. 폴란드형인 K2PL에는 원격조종기관총탑(RCWS)과 대전차 로켓 및 미사일 방호체계 등이 더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방식은 K2PL 전차 820대 중 320대가 국내에서 생산돼 납품되고 나머지 500대는 현지 생산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폴란드형 K2 전차 컨소시엄 이행합의서 체결식 기념사진

한편 지난 17일 동아일보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를 이끄는 세바스티안 흐바웨크 회장이 방한한다고 단독보도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바스티안 흐바웨크 회장은 현대로템 K2 전차 등 계약한 제품들의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20조 원 넘는 규모의 추가 수출계약과 관련한 막바지 조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기간 흐바웨크 회장은 현대로템과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GZ는 31개 폴란드 국영방산업체들을 통합한 방산그룹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