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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원 넘는 아파트, 1주택도 양도세 낼까? [부동산 빨간펜]

입력 | 2023-04-21 03:00:00

12억 원 초과분에만 비례해 과세
2년 보유해야 1주택 비과세 혜택
조정지역은 2년 거주 의무 추가




‘양포세’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양도소득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입니다. 부동산 세제, 그중에서도 양도세 규정이 워낙 복잡하고 자주 바뀌니 경험이 부족한 경우, 세무사들조차 헷갈릴 수 있다는 의미로 생긴 ‘웃픈’(웃기고 슬픈) 단어입니다.

그래서인지 부동산 빨간펜에도 양도세에 대한 질문이 여럿 들어오고 있습니다. 세무사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우병탁 신한은행 투자자문센터 팀장의 도움을 받아 구독자분들의 질문에 답해봤습니다.

Q. 부동산 빨간펜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 강남권(투기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2021년 당시 2주택 상태에서 집 한 채를 팔아 1주택자가 됐는데요. 이 경우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2년 이상 거주, 2년 이상 보유 요건을 채워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지금도 그대로인가요?


“부동산을 양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는 1가구 1주택일 경우 내지 않아도 된다는 대원칙이 있습니다. 혜택이 큰 만큼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죠.

우선은 ‘해당 주택의 거주자인 가구가 해당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뒤 매각할 때’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조정대상지역에서 2017년 8월 2일 이후 취득한 경우에는 ‘2년 이상 거주’ 요건도 채워야 합니다.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됐다고 하더라도 비과세를 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거주한 뒤 팔아야 합니다.

구독자님처럼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먼저 1채 매각하고 남은 1주택을 비과세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전까지는 언제 처음 취득해서 얼마나 보유했느냐와 상관없이 먼저 매각한 1채를 판 날로부터 2년을 다시 채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법이 개정돼 최초 취득일부터 계산해 비과세 요건(2년 보유, 조정대상지역은 2년 거주 요건 추가)을 충족했다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님이 말씀하신 투기지역이 아니라, 조정대상지역에 이런 양도세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을 따로 말씀드립니다. 통상 투기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도 지정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해당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럼 12억 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도 1주택이라면 양도세 감면 대상이 되나요?

“감면 대상이 됩니다. 다만 아파트 가격이 12억 원을 넘는 경우 전체의 양도차익에서 12억 원까지에 해당하는 양도차익(비율로 계산됩니다)은 비과세하고, 12억 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는 과세합니다. 단, 보유 기간 3년, 거주 기간 2년 이상인 1주택은 그 이후로는 각각 연 4%포인트씩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저는 22년 전 서울에 단독주택을 구입해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5년 전 도시형생활주택을 사서 8년 장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임대를 주고 있는데요. 이제 단독주택을 처분하고 작은 집으로 이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독주택에 대한 양도세는 면제되지만 새 집을 살 때는 다주택자로 간주돼 취득세 세율이 기본 3%에서 8%로 높아진다고 합니다. 왜 살 때와 팔 때 법이 달리 적용되는 건가요?

“등록임대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취득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양도세는 중앙정부가 걷는 국세이고,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가 걷는 지방세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원칙이 적용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취득세가 중과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도시형생활주택을 팔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8년 장기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지금 팔면 벌금이 나온다고 합니다. 사실인가요?

“의무임대기간 내에 임대주택을 매각하면 의무임대기간을 준수하지 않은 것, 즉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돼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단, 지자체에 신고하고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양도를 하는 경우에는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답변을 마치며 ‘꿀팁’ 하나 드릴게요. 국세청은 매년 ‘주택과 세금’이라는 소책자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데다, 매년 바뀌는 규정도 많다 보니 이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해 책으로 내고 있는 거죠.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서 전자책 형태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시중 서점에서 실물 책자를 구입할 수도 있으니 필요할 때 살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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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