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침공에 맞선 유대인 무장저항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 기념식 독일 국가원수 최초로 연설나서 “獨범죄 부끄러워… 용서 구한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 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 행사에서 독일 국가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독일인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로 깊은 부끄러움에 가득 찬다”고 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서서 용서를 구합니다. 독일인의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습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강제격리 구역) 봉기 80주년’ 기념식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이같이 사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이날 기념식에서 연설했다. 그는 유대인의 언어인 이디시어로 “잘 있거라, 유대 민족아. 다시는 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던 게토 봉기에서 희생된 화가 겔라 제크스타인의 발언을 인용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바르샤바 게토 봉기는 1943년 4월 19일 나치 독일이 점령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주민들이 강제수용소로 이송되지 않기 위해 5월 16일까지 벌인 무장 저항 투쟁을 말한다. 당시 유대인 1만3000여 명이 숨졌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유대인과 폴란드인 사이에는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불일치와 고통’이 있다면서도 “(유대인) 저항세력과 반란군의 영웅적 행동, 그리고 그 끔찍한 역사의 한 장(章)을 기억한다는 것은 폴란드와 이스라엘의 우호 증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봉기에 참여한 사람들을 기리며 “그들은 폴란드인들에게 용기와 결단력의 상징”이라고 칭송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세 대통령은 손을 힘차게 맞잡았다.
다만 폴란드와 독일의 과거사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독일에 전쟁 배상금 1조3000억 달러(약 1700조 원)를 요구했지만 독일 정부는 배상금을 이미 지불했다며 거부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