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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수급 비상… 1일 최대 7GW 확보해야

입력 | 2023-04-21 03:00:00

1.4GW급 신한울 1호기 5기 분량
수도권 발전소 없어 전력 끌어와야
지역민들 송전탑 건설 반대에 난관
정부, SMR 설치 등 전력공급 고민




삼성전자가 300조 원을 투입할 예정인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하루 최대 7GW(기가와트)의 전력량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도권 발전 시설로는 이 같은 대규모 전력량을 충당할 수 없어 안정적 전력 공급망이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최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42년까지 삼성전자가 300조 원을 들여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하루 최대 발전용량이 7GW 수준까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 모든 발전소 총발전용량 약 138GW의 5% 수준이고, 1.4GW급 신한울 1호기 5기 분량이다. 당진 화력발전소 10기의 총발전용량(약 6GW)보다 많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은 안정적 전력 공급이 어떤 인프라보다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공장 조성 시 이중 선로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 선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텍사스주 소재 삼성전자 오스틴공장은 2021년 겨울 한파로 3일간 전력이 끊겨 총 7만1000장의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지 못했다. 당시 피해 금액은 최대 4000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수도권 내 발전소가 없어 7GW 규모의 전력을 경기 용인 인근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인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의 경우 당진 화력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지만, 당진 화력발전소의 발전용량은 6GW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동해안 인근 원전과 화력발전소,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 등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동해와 호남 등에서 발생한 전력을 끌어오려면 송전탑과 같은 송배전 설비를 건설해야 한다. 송전탑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 반대가 심해 송배전 구축 관련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송전선로는 신옥천∼세종, 청양∼신탕정 등 2개뿐이다. 정부 계획상 2034년까지 안정적 전력망 구축을 위해 설치해야 할 송전선로는 345kV(킬로볼트)급 51회선, 154kV급 376회선에 이른다.

전력업계는 5월에 확정될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상 2036년까지 전국에 안정적 전력망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전 9차 계획 때인 29조 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전력망 구축 비용은 늘었지만, 이를 책임지는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32조 원이 넘는 적자 늪에 빠져 투자 여력이 녹록지 않다.

산업부는 14일 전력망 혁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한 전력망 공급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대한 대책과 함께 수도권 전력 공급 확대 방안까지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설치해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용수·전력 등 인프라 조성은 정부가 책임질 것”이라며 “다만 전력의 경우 용수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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