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유가족 주도로 특조위원 꾸려 與 “언제든 특검… 도깨비방망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이 20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특별법은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특검) 도입 요구권 등을 부여했다. 야 4당은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이라며 소속 의원 전원(183명)이 이름을 올린 반면, 국민의힘은 “원하면 언제든 특검을 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 수준의 법안”이라며 불참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밝혔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로 이어졌지만, 절반의 진실에 불과했다”고 했다. 정의당 이은주 대표도 “반쪽짜리 특별수사본수 수사로 기소를 면한 윗선들이 있다”며 “이들의 책임을 완전하게 규명하고 일벌백계할 방법은 독립적 조사 기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입법권 남용”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여야 정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과 유가족 주도로 특조위 조사위원을 꾸릴 수 있도록 한 조항부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특조위 조사위원 17명을 여당과 야당, 희생자 가족 대표 각 3명씩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게 돼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세월호 참사 등에서 직접 추천 제도를 뒀더니 분쟁이 일어나고 특위 구성이 지연됐던 사례가 있어서 이번에는 추천위가 조사위를 추천하도록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검경 수사와 감사원 감사는 말할 것도 없고 청문회와 특검 수사도 가능하다”며 “이건 입법이 아니라 거의 마법, 아니면 도깨비방망이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