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안내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2022.7.24/뉴스1
2020년 5월 서울 이태원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쓰였고 현재 전국 보건소에서 검사자가 원하면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검사가 익명으로 진행된다. 질병관리청은 아직 익명검사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모습인데 엠폭스 의심 증상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엠폭스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처럼 ‘검사(Test)·추적(Trace)·치료(Treat)’ 이른바 ‘3T’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감염병이다. 엠폭스 감염 사례 대다수가 모르는 사람과의 피부·성 접촉 같은 밀접 접촉으로 확인돼 감염원 파악은 어렵다. 자연 치유된 뒤 신고를 안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역학조사로 밀접접촉자의 연락처를 찾기도 어렵고, 찾은들 검사까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3T가 안 먹힌다”며 “5배에서 10배의 환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폭스 감염예방수칙 ⓒ News1
엠폭스는 지난해 6월 국내에 처음 발생했다. 5번째 환자까지는 해외 유입이나 관련 환자였으나 지난 7일 확진된 6번째 환자부터 지역사회 감염 추정 환자가 다소 빠르게 늘고 있다. 13번째 환자가 12번째 환자의 밀접 접촉자인 것 이외에는 연관관계도 없다.
지역사회 감염 추정 엠폭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전남(6번째) △서울(7번째, 8번째, 11번째, 14번째, 17번째) △경기(9번째, 16번째, 18번째, 19번째) △대구(10번째) △경남(12번째, 13번째) △경북(15번째) △충북(20번째) 총 7곳으로 지난 20일부로 충북이 추가됐다.
이 관계자는 “의심 시 익명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검사받은 당사자만 알기에는 밀접 접촉자의 선제검사, 예방접종 기회가 박탈될 수 있어 보인다”며 “사회적 낙인 우려, 감염자가 숨는 문제 때문에 익명 검사 도입을 고려해 봐야 할 텐데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신 질병청은 엠폭스가 일반적 인구집단보다 고위험 집단에서 발생과 전파 위험이 큰 만큼, 고위험군 대상 홍보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고위험군 이용 시설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감염 예방수칙 준수 안내문을 제작·배포한 상태다.
역학조사로 밀접 접촉이 확인된 환자 방문 장소 및 사용 모바일 앱 등을 파악한 데 따른 결과다. 또 고위험군 이용 커뮤니티나 관리 단체와 협업해 엠폭스 질환 특성을 알리고 예방수칙을 함께 홍보·교육했다.
특히 질병청은 의심 증상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며, 의심 환자와의 밀접 접촉 등을 겪은 데 따른 의심 증상이 있으면 주저 없이 질병청 콜센터(1399) 등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