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美 기밀문서에 내용 담겨 “카타르월드컵 때 자폭테러 논의”
미군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겨냥해 테러 음모를 꾸며온 사실이 미 유출 문건에서 드러났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부활할 가능성을 경고하는 미 국방부 유출 문건을 입수했다고 22일(현지 시간) 전했다. 미 정보기관들이 IS 조직원들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도·감청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고도 평가했다.
문건에 따르면 IS가 논의한 내용 중에는 지난해 2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린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자살 폭탄 테러 모의가 포함됐다. 각국 주요 교회와 경제 중심지에 대한 테러도 논의했다. 올 초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 유럽의 극우세력이 벌인 ‘쿠란 소각 시위’에 보복하기 위해 러시아, 튀르키예, 타지키스탄 등 대사관을 공격하는 방안이나, 투옥된 무장대원 4000여 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벨기에나 프랑스에 있는 이라크 외교관을 납치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들이 논의한 테러 건수가 지난해 12월 총 9건에서 올 2월 15건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과정에 불만을 품고 있는 야당 의원들이 이번 문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테러 조정관을 지낸 네이선 세일즈는 WP에 “IS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피난처처럼 누려왔으며, 궁극적으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