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간 ‘특성화고 이상 학력’ 엇박자 교육부 “과잉학력 유발 사회적 낭비 기존 간호학과와 위계 발생 우려”
교육부가 전문대에서 간호조무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한 간호법 중재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단체를 대상으로 중재안 수용을 설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는 셈이다.
당정이 11일 제시한 간호법 중재안에는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특성화고 이상으로 명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내용이 시행된다면 전문대에서 기존에 양성하고 있던 간호사에 더해 간호조무사도 추가로 양성할 수 있게 된다. 보건행정과 등에서 간호조무사 과정을 운영하거나, 간호조무학과를 신설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대에서 교육을 받은 간호조무사는 그만큼 더 전문성을 갖출 수 있고 이는 곧 국민 건강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를 보조해서 환자에 대한 간호 및 진료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인력이다. 전국 56개 특성화고와 600여 민간 간호학원(고졸) 등에서 양성되고 있다. 의료법에 명시돼 있는 간호조무사의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같은 수준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다. 원래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조무사의 학력 기준을 고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졸자를 되레 차별한다는 간호조무사협회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자격 조항은 개인의 응시 자격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 양성 기관의 학교급을 명시한 것이므로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자도 원하면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간호법 중재안에 반대하는 이유로 전문대에 간호조무학과를 설치하는 것이 과잉학력 유발 등 사회적 낭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간호조무사는 고졸 학력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고 본 것이다. 또한, 교육부는 전문대에 간호학과 외 간호조무학과가 추가로 설치되면 같은 학교급 안에서 학과 간 위계가 생긴다는 점을 우려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