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이 가해자 4명 신상 공개 “더글로리 현실판” 누리꾼 공분 가해자 “억울”… 실명삭제-사과 요구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예방 대국민 비폭력 캠페인. /뉴스1 ⓒ News1
학창 시절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20대 여성이 ‘2차 가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유튜브 등을 통해 과거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폭로를 이어오던 미용사 겸 유튜버 표모 씨(28)가 전날 부산 연제구의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는 올 1월부터 유튜브 영상과 방송,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총 17명으로부터 초중고교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집단 따돌림과 언어·신체적 폭력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의 현실판으로 불리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이어 표 씨의 동창생이라고 밝힌 유튜버가 가해자 4명의 이름과 직업을 인터넷에 공개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1명은 근무하던 미용실로부터 최근 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에 표 씨는 “신상공개를 한 곳은 저와 상관 없는 곳이고 삭제도 제가 할 수 없는데 왜 삭제 및 사과글 게재를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했다. 표 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진실 공방이 이어지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는 이달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학교폭력 범죄의 공소시효(10년)를 없애달라”는 취지의 청원을 올렸고 9일 만에 동의 인원이 기준(5만 명)을 넘어 관련 상임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는 이 청원을 정식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