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세인트나인 女골프 역전우승 “뒷바라지한 아버지께 생일 선물” 아마 조우영, 골프존 男오픈 제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9년 차인 최은우가 23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세인트나인 골프공에 그려진 사자 캐릭터 레오를 형상화했다. KLPGA 제공
그렇게 오래 기다려도 잡히지 않던 트로피가 한순간에 품에 안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9년 차, 무려 211번째 대회 만에 찾아온 우승이었다.
최은우(28)는 23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9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237번째 도전 만에 우승한 안송이(33)에 이어 투어 역대 2번째 최다 출전으로 일군 우승이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에도 최은우는 담담했다. 그는 “우승을 노리기보단 매 샷에 집중하려 했다. 투어를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자 했기에 우승 경쟁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최은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순간 누가 가장 생각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그는 목이 멘 채 “오늘 아빠(최운철 씨·62) 생신이다. 9년이란 시간 동안 항상 뒷바라지해준 덕분에 이렇게 큰 것 같다. 부모님 자식으로 태어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은우는 전날 2라운드를 선두 이소미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쳤다. 하지만 이날 신들린 퍼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6번홀(파3)과 7번홀(파4)에서 4m 안팎 거리의 버디를 성공시킨 최은우는 9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했다. 후반에도 3∼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3개나 더 기록했다.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받은 최은우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팅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마침내 첫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는 다승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조우영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