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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마약범 절반이 20대 이하… ‘마약근절’ 칼 뽑았다

입력 | 2023-04-25 03:00:00

지난해 495명으로 5년새 4배 이상↑
SNS 통한 마약 거래 증가가 원인
檢-警-세관 등 특별대책협의체 구성
온라인 유통-불법 처방 단속 강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인천공항본부세관 관계자가 마약 탐지견을 이용해 마약 소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최근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인천본부세관과 검찰, 경찰 등 인천 주요 기관들이 힘을 모아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인천 마약 사범 중 절반이 10∼20대 젊은층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과 검찰, 해경, 인천시 등 인천 주요 기관들이 마약 근절에 칼을 빼들었다.

● 5년 새 51% 증가… 2명 중 1명은 20대 이하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판매 채널을 만들고, 중간 판매책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류를 유통한 청소년 판매 총책 A 군 등 일당 2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이들로부터 16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 49g과 케타민 226g 등 마약류를 압수했다. 입건자 중 19명은 10∼20대였고, 나머지 4명은 30대였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661명이었던 인천 마약 사범은 지난해 1004명으로 5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을 통해 마약류를 유통한 사람도 2018년에는 전체 검거 인원의 22.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의 49%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20대 이하 젊은층 마약 사범의 증가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에는 전체 검거 인원 중 10∼20대의 비중이 17%(113명)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전체의 절반가량인 49.3%(495명)가 20대 이하였다. 인천 마약 사범 2명 중 1명은 10∼20대 젊은층인 셈이다.

경찰은 과거 40대의 마약 범죄 비중이 가장 높았던 반면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마약을 유통하는 사례가 늘면서 젊은 세대가 마약에 접근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검·경·세관 등 마약 범죄 근절 총력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이 있어 마약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마약 범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천 주요 기관들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인천경찰청과 인천지방검찰청, 인천본부세관, 인천시, 인천시교육청 등은 이달 11일 국장급 간부들이 모이는 마약 범죄 특별대책협의체를 구성했다. 흩어져 있는 마약 수사, 행정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다.

경찰과 검찰, 관세청 등이 중심이 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아래 인천 지역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최근 서울에서 벌어진 ‘마약 음료’ 사건과 같은 범죄를 막기 위해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학교, 학원가를 중심으로 24시간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해양경찰은 해상을 통한 마약 밀수입 단속 강화에 나선다.

온라인 마약 유통, 의료용 마약류 불법 처방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예정이다. 청소년 마약 사범을 대상으로는 치료와 상담을 통해 재범 방지에 나선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단속은 물론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에 대한 치료 등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마약 범죄 신고자에 대해서는 신고보상금을 적극 지급할 예정으로, 마약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