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원 “中, 가미없이 채소절임 단계 그쳐”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 재료와 절임 방식 등이 역사적으로 다른 한국의 독자적 음식이라는 분석이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간하는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게재됐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재단에 기고한 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에 따르면 채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두는 ‘채소 절임’ 방식은 인류 보편적 식문화였는데, 1∼3세기경 발효 문화가 형성되면서 한국과 중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 중국 최초의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채소를 절일 때 식초와 술 등을 썼다. 이 시기 한국에서는 주로 콩을 소금에 발효시킨 두장(豆醬)으로 채소를 절였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의 삼국시대에 채소 절임 기술을 전파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조선시대 들어 젓갈과 고추, 마늘, 생강, 파, 갓, 미나리 등 향신 채소를 버무려 김칫소로 사용하면서 김치가 더욱 독특해졌다고 강조했다. 파오차이는 식초 등에 채소를 절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무른 반면 김치는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로 감칠맛을 더하는 ‘가미 발효절임’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