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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초중고 신규 교원 최대 28% 줄인다

입력 | 2023-04-25 03:00:00

교육부 “학생수 감소 맞춰 채용축소”
교대-사범대 정원 감축안 내달 마련
교원단체 “교육의 질 저하 우려” 반발




정부가 2027년까지 연간 초중고 교원 신규 임용 규모를 최대 28% 줄이겠다고 24일 발표했다. 내년 초등교사 신규 임용은 올해보다 361명이 줄어든다. 저출산이 학생 감소로 이어지자 그에 맞춰 교원도 감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 및 사범대 정원도 줄이겠다고 밝혔고, 교사단체들은 반발했다.

● 학령인구 감소에 교사 신규 채용 축소
이날 교육부는 ‘2024∼2027년 교원수급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초등 3561명, 중등(중학교와 고교) 4898명 등 총 8459명이었던 교원 신규 채용을 2027년 6100∼6900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비교해 27.8% 줄어드는 것. 초등 신규 채용은 2600∼2900명으로, 중등 신규 채용은 3500∼4000명으로 줄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공립 학생 수는 439만6000명이다. 2027년에는 381만7000명, 2038년 266만1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7일 정부·여당은 교원 감축 기조를 공식화했다.

교원 감축이 시작되면 그에 맞춰 교대, 사범대 정원 감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대로 놔두면 교대를 졸업하고서도 교사가 되지 못하거나, 임용고시에 붙어도 교사로 임용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초등교원 선발 규모는 2012년 6507명에서 올해 3561명으로 떨어졌다. 초등교원 임용 합격률도 지난해 50% 아래로 낮아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제 교대에서 양성되는 예비교원 수보다 신규 채용 수가 적어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교대 등과 협의해 양성 규모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입학정원 감축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 교원단체 “안정적 교원 수급 필요” 반발
교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기계적으로 교사도 줄이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노조연맹은 “학생 수는 감소하더라도 학교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역할은 도리어 더 복잡한 양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시행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교사 수급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들은 현행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 기준으로 교원수급 계획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 여건의 핵심은 실제 수업이 이뤄지는 학습에 학생이 몇 명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 상한을 20명 이하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학급에 필요한 교원을 충원해야 한다”고 했다.

교대와 사범대 재학생들도 정부 발표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10개 교대와 초등교육과 학생회의 연합체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원 선발 규모 감축안으로는 공교육의 위기, 교육 불평등 심화 등 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10년 단위로 발표되는 장래인구추계에 맞춰 더 많은 교원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했지만, 교사와 교원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윤석열 정부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만 계획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교육부는 2018년에 2019∼2030년 교원 수급계획을 내놨다가 이후 2024년까지로 계획을 수정했고, 감축 부담을 차기 정부에 넘겼다는 비판이 일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10년 치 이후의 계획을 짜면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