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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금단의 땅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개방

입력 | 2023-04-26 03:00:00

주한미군 반환부지, 어린이날 맞아
내달 4일부터 30만㎡ 상시 개방
잔디마당-야구장-축구장 등 들어서



다음 달 4일 오후 2시부터 개방되는 ‘용산어린이정원’ 조감도. 120년 만에 일반에 처음 상시 개방되는 것으로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미군기지로 활용됐다. 국토교통부 제공


120년 동안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었던 서울 용산공원 부지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재탄생해 나들이객을 맞는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4일 오후 2시부터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공원 부지 약 30만 ㎡(약 9만 평)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공원은 지난해 돌려받은 용산기지(약 58만4000㎡)의 절반 규모다.

용산기지는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광복 이후부터 미군기지로 쓰이면서 120년간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했다. 지난해 6월 시범 개방을 한 적은 있지만, 상시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출입구로 입장하면 미군 장군들이 살았던 장군 숙소 지역이 나온다.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과 나무로 된 전신주 등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과거 미군 야구장이었던 공간(약 7만 ㎡)은 ‘잔디마당’으로 탈바꿈했다. 잔디마당 끝자락 언덕에서는 반환부지 전경과 용산 대통령실, 국립중앙박물관, 남산 등을 볼 수 있다. 동쪽 끝 스포츠필드에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이 들어섰다.

일부 환경단체가 토지 오염 등을 들어 개방에 반대했지만 국토부는 “정원 실내외 공기질을 3차례 측정한 결과 관련 환경기준에 부합했다”며 “15cm 이상 두껍게 흙을 쌓은 뒤 매트나 자갈로 덮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고 했다.

정원 개방을 기념해 5월 한 달간 △어린이 캐릭터 전시 △화분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버블쇼 △풍선아트 등이 진행된다. 주요 지점별로 ‘스탬프 투어 이벤트’와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킹투어도 열린다.

공원은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다. 내국인은 방문 5일 전, 외국인은 방문 10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며 오후 5시 입장을 마감한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의 주출입구 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된 부출입구에서 들어갈 수 있다. 주차 공간은 없어(장애인 차량 등은 제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