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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GM, 현대車-SK “美에 배터리공장”… ‘IRA효과’ 선점 나서

입력 | 2023-04-26 03:00:00

[尹대통령 국빈 방미]
보조금 받으려면 현지서 제조 필요… 전기차 연간 30만~50만대 분량
美기업 6곳, 韓에 2조5000억 투자
양국기업 상호투자… 경제동맹 강화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6. 워싱턴=뉴시스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대 미국 합작공장 설립을 잇달아 확정하며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 기업들은 한국에 총 19억 달러(약 2조53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보조금 혜택 복원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양국 간 경제동맹은 보다 강화되는 모양새다.



● 배터리 수혜는 극대화, 자동차 피해는 최소화


삼성SDI는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미국 내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고 25일 밝혔다. 생산 물량은 연 3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전기차 30만∼5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양 사는 합작법인에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026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공장 부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 25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날 미 전기차 신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의 바토 카운티에 SK온과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생산 물량은 연간 35GWh로, 연간 전기차 약 30만 대 물량의 배터리셀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이 공장에 총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은 50%씩 갖기로 했다. 2025년 완공 후에는 전기차 신공장은 물론이고 기아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국내 완성체 업체와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속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말 발표된 IRA 세부지침에 따라 현재까지 미국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들이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조기 완공과 함께 안정적 배터리 수급이 필수다. 배터리 기업들로서도 IRA의 광물 규정 등을 충족시키는 것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수요를 한 걸음이라도 일찍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투자와는 별개로 한미 정상회담이 반도체, 자동차 및 배터리 등 한국 핵심 산업에 대한 미 측 규제를 푸는 기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미 투자 확대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양국 기업 상호 투자로 한미 경제동맹 강화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6. 워싱턴=뉴시스

미 측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경제적 관계와 유대 관계가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지난 2년여 동안 한국은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2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 내 6개 기업이 총 19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다.

에어프로덕츠는 그린수소 터미널과 크래킹 생산시설을 지어 청정수소 상용화 보급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플러그파워도 수소 분야에서 수소 분해 및 연료전지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온세미컨덕터와 그린트위드가 각각 전력반도체 생산시설과 반도체 장비부품 생산라인의 한국 설립을 결정했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아시아 최초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생산시설을 짓는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스와 친환경 초저온 물류시설을 만들기로 한 EMP벨스타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2023.04.26. 워싱턴=뉴시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미 측에서도 스콧 스트라직 GE베르노바 대표이사,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게리 콘 IBM 부회장 등 다수의 경제인이 자리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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