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마산지원 모습. 뉴스1 DB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제강 대표가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시행된 이후 원청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강지웅 부장판사)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한국제강 법인에게는 벌금 1억원을 부과하고 하청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이어 “이 같은 적발 내역, 처벌전력을 종합하면 한국제강 사업장에는 근로자 등 조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A씨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과실이 있는 점, 피해자 측과 합의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국제강과 A씨 등은 지난해 3월 한국제강 공장에서 설비 보수를 하는 협력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무게 1.2톤짜리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조치의무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같은 해 11월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A씨 등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해당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이날 한국제강 선고는 지난해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전국에서는 두 번째, 경남에서는 첫 번째 판결이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선고인 온유파트너스 대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인 건설 현장에 적용되며 법정형은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한국제강 선고에 노동계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선고 후 마산지원 앞에서 “지난 1호 선고는 법원이 원청에게 책임을 묻긴 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해 실망스러웠다”며 “이번 한국제강 판결에 대해서는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의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인데 실형은 진일보한 것이지만 양형 요소를 볼 때 형의 수준이 아쉬운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법인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는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재판에서 법인이 벌금 3000만원을 넘어선 적이 없어 이 역시 나아간 판결”이라면서도 “그러나 실제 매출액 대비해서는 실효성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창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