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다더니…소면·깍두기까지 추가 주문한 고객 동종업계 사장들, 100% 사기라고 확신하며 조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 식당 사장이 최근 배달음식을 주문한 고객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했던 일을 전했다. 수중에 돈이 없던 고객이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있다며 외상을 요청한 것이다. 고민하던 사장은 결국 고객의 주문을 받지 않았다. 동종업계 사장들은 이를 두고 ‘사기’라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가 모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는 지난 20일 ‘사장님들은 어떻게 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사장 A 씨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 제가 어제부터 밥을 못 먹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내일 돈 들어오는데 내일 이체해드리는 건 힘들까요’ 등의 요청사항이 적혔다. 그는 갈비탕 한 그릇에 △공깃밥 △소면 △깍두기 △김치 등을 추가했다. 배달요금 4500원까지 포함해 총 결제 금액은 2만3400원이 나왔다.
A 씨는 “오후 3시경 주문이 들어왔는데 고민되더라”고 말했다. 고객은 음식을 주문한 뒤 식당으로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20대 여성 목소리였다. ‘요청사항 보셨냐’고 묻길래 ‘보고 있다’면서 ‘카드는 상관없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체크카드 뿐’이라더라”며 “딸 키우는 엄마다보니 마음이 아팠는데 고민은 되더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원칙대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배달할 수 없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더니 ‘알겠다’며 끊더라”고 전했다.
고객이 남긴 요청사항. 아프니까 사장이다
A 씨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나 같으면 돈 없으니 굶던지 라면 끓여먹을 것 같은데”라며 “사장님들은 저런 요청사항 들어오면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동종업계 사장들은 댓글을 통해 “굶은 것치고는 진짜 호화롭게 시켰다” “100% 먹튀” “돈 없으면 포장해서 배달비라도 아끼던가” “애초에 그런 사정이면 배달 음식 안 시킨다” 등 추후에도 음식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한 식당 사장은 “전화와서 사정하길래 내일 (돈) 꼭 달라고 보내줬다. 근데 금액이 5만5000원. (이후) 이런 저런 핑계로 제 전화까지 차단하길래 결국 신고해서 돈 다 받았다. 나중에 커피사오더니 가게 취업시켜달라더라”고 했다. 또다른 사장은 “요즘 내일 이체해드리겠다고 하고 시키는 사람 왜 이렇게 많은지. 돈 없으면 라면 먹던가, 내일 시키는 게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