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어제 연 공청회에서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는 민간 자문위원들의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실행조직은 권한과 책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인 ―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수익률도 4.9%로, 10%인 캐나다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국민연금의 현재 구조에서는 어떤 투자 전문가가 와도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는 게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금 수익률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것은 어떤 자산군에 얼마나 투자할지를 정하는 ‘전략적 자산 배분’이다. 이를 결정하는 기금운용위는 정부 측,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대표 등으로 구성돼 전문성이 취약하고 정부 입김에 휘둘리기 쉽다.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위가 정해준 틀대로 따라야 한다. 투자 전문가들이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 외에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확대해 자산 배분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이 59%에 이르는데 국민연금은 16.4%에 그친다. 자산운용의 유연성과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기금을 분할해 서로 경쟁시켜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우수한 운용 인력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전문성이 뛰어난 운용역들은 낮은 보상 등에 실망해 최근 5년 동안 해마다 30명 가까이 국민연금을 떠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