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어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복당시켰다. 민 의원이 국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안건조정위 통과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지 1년 만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박홍근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두고 비공개 회의를 열어 민 의원의 복당을 전격 결정했다. 위장 탈당부터 낯 두꺼운 복당까지 국회 위상을 떨어뜨린 한편의 소극이 아닐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국민의힘이 민 의원의 위장 탈당과 관련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을 기각했다. 국회 소수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지만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의 가결·선포권까지 침해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논리적으로는 앞뒤가 안 맞는 결정이지만, 삼권분립의 정신에 입각해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취지였다. 그렇다면 민주당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민 의원 탈당이 내심이야 어떻든 외양에서만큼은 흠결이 없도록 유지하려는 성의를 보였어야 했다. 민 의원 복당 조치는 1년 전 그의 탈당이 위장이었음을 공개적으로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 의원 탈당의 진의에 애써 눈감았던 헌재 결정이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민 의원의 탈당이 검수완박 법안 통과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민 의원이 민주당에 복당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이 민 의원에게 복당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뭐가 대의이고 희생이라는 건지 알 수 없다. 또 민 의원이 “당이 요구하면 바로 복당할 것”이라고 스스로 공언해 왔음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벗어난 꼼수를 저질렀으면 최소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나 그런 눈치도 보지 않겠다는 태도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