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곳 40% 이상… 부산진구 55% 최고 “현금복지, 지방소멸 완화효과 적어”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올해 예산의 4분의 1을 현금성 복지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산 중 40% 이상을 현금성 복지에 쓰는 기초지자체도 29곳이나 됐다. 주민들에게 각종 수당이나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나눠주는 현금성 복지 예산은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된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국회부의장)이 26일 행정안전부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자체 227곳은 올해 총예산(199조4270억 원)의 약 25%인 50조2786억 원을 현금성 복지에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자체 예산 중 현금성 복지 규모를 분류해 공개한 건 처음이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현금성 복지 예산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진구로 55%(4089억 원)에 달한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노인과 사회복지 대상자가 많아 현금성 지출의 약 70%가 이들에게 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예산의 40% 이상을 현금성 복지에 사용하는 기초지자체는 29곳에 달했다. 특히 부산은 자치구 16곳 중 13곳, 대구는 자치구 8곳 중 6곳이 현금성 복지 예산 비율 40% 이상이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현금성 복지가 저출산과 인구소멸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제한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사업마다 효과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줄이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복지 사업이 확대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지자체 복지예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라도 국민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낭비되지 않게 엄격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3년 지방자치단체 예산 중 사회보장적 수혜금(현금성 복지) 편성 현황’을 고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동종 지자체보다 현금성 복지지출이 높은 지자체는 교부세 산정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다”며 향후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