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식민지배로 착취” 지적하자 서유럽 지도자 첫 사과 의사 밝혀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사진)이 과거 포르투갈이 저지른 노예무역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럽 국가에서 노예무역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사과 의사를 밝힌 지도자는 처음이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드소자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열린 ‘카네이션 혁명’(자유의 날) 기념식에서 “사과는 때때로 가장 쉬운 일이다. 사과하고 등을 돌리면 일은 끝나 버린다”며 “우리는 과거에 대해 사과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과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드소자 대통령의 발언은 1822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포르투갈 국회에서 연설한 이후 나왔다. 드소자 대통령은 “포르투갈의 식민지 지배는 언어와 문화 전파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원주민 착취나 노예 문제, 브라질과 브라질 국민의 희생이라는 부정적 측면도 크다”고 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