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레이오프스(Layoffs) 등 테크 분야의 감원 현황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출시됐을 정도다. 정리해고와 관련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싶다면 세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소문이 빨리 퍼진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동료가 갑자기 불려들어가 상사와 면담하고 창백해진 얼굴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정리해고 소식이 전 세계 직원들에게 순식간에 공유된다.
회사의 모든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오늘날 기업은 전통 매체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도 평가를 받는다. 과거 회사가 해고를 결정하면 몇 안 되는 노동운동가가 나서서 항의하는 데 그쳤다. 지금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사람 소중한 줄 모르는 회사에서 누가 일하고 싶어 할까”라며 일침을 놓는다.
정리해고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팬데믹 초기 많은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실시한 반면 세일즈포스, 스타벅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은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경영진 급여 삭감, 임시 휴직 등에서 대안을 찾고 재정적으로 어렵거나 자녀 양육 부담이 늘어난 직원들에게 지원금이나 유급 휴가를 제공하며 위기를 넘어가려고 했다. 이런 기업들은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피력했고 이후 상당수가 역대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불가피하게 정리해고를 결심했다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인사 임원들이 해고 대상자를 정할 때 1명당 1시간도 채 소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결과 최소 20%가 부당하게 해고당하곤 한다. 관리자, 인사담당자가 함께 대상자 명단을 보며 공정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직원들은 감원 과정에서 ‘선택권’이 있어야 공정하다고 느낀다. 2011년 노키아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사내 재취업과 사외 재취업이라는 두 가지 지원책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정리해고 대상자들은 최대 2년간 다음 커리어를 준비할 시간을 가졌다. 노키아는 창업 계획을 제시하면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교육 지원금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쌓을 기회도 지원했다. 그 결과 전 세계 13개국 1만8000명의 노키아 직원 60%가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떠날 수 있었다. 지원 프로그램의 전체 비용은 5억 유로로 전체 구조조정 비용의 4%도 안 됐다.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왜 이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하는지 설득이 필요하다. 정리해고를 단행하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직원들이 생긴다. 전체 직원의 1%만 정리해고해도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직원의 비율이 31% 늘어난다. 특히 조직 충성도가 낮은 직원들이 퇴사할 가능성은 2.5배 더 크다. 정리해고를 피한 직원들은 회사가 동료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했고, 탄탄한 미래 전략을 제시할 것이며, 회사의 향후 성공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하다는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한다. 이들은 이 세 가지 메시지가 과거 및 미래의 회사 행보와 일치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사과도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해를 끼쳤음을 인정하고, 왜 이런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실질적인 보상책도 포함해야 한다.
구조조정이라는 폭풍을 무사히 뚫고 나가고 싶다면 해고당한 직원들과 회사에 남은 직원들, 그리고 향후 입사할 직원들의 신뢰를 지켜야 한다. 언제나 신뢰를 중심에 두고 결정해야 하니웰, 노키아 사례처럼 구조조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정리해고, 현명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샌드라 서처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매릴린 모건 웨스트너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원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