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폐회식에서, ‘슈퍼마리오’ 복장을 한 아베 전 일본 총리가 리우 마라카낭 주경기장 한가운데에 섰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국기를 뜻하는 빨간 공을 들어 올리며, 차기 2020 일본 도쿄 올림픽의 개막을 알렸는데요. 이 연출은 일본이 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리우 올림픽 폐회식에서 ‘슈퍼마리오’ 복장을 한 아베 일본 전 총리
그런데 이렇게 ‘게임업계의 제왕’이 된 닌텐도가 처음에는 게임회사가 아니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1889년에 야마우치 후사지로(山内房治郎, 1859~1940)가 창업한 닌텐도는 원래 ‘화투’를 제조하는 회사였습니다.
닌텐도 로고
이렇게 화투 상점으로 시작한 닌텐도는 관련 사업을 이어가다가 1953년에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재질의 트럼프 카드를 생산하면서 일본에서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1959년에는 디즈니 캐릭터들을 인쇄한 디즈니 트럼프로 또다시 대히트를 쳐서, 일본 최대의 카드 생산회사가 되었습니다.
카드 생산으로 성장한 ‘닌텐도 곳파이’는 이후 택시 사업이나 유모차 사업, 인스턴트 밥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지만 모두 실패했고, 1963년에 드디어 사명을 현재의 ‘닌텐도’로 바꾸고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처음에는 잠망경이나 어린이용 야구공 피칭 머신, 광선총용 실내 사격장 등을 운영했던 닌텐도는 1977년도에 이르러 일본 샤프와 협력하여 닌텐도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 & 워치’를 출시하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닌텐도의 ‘게임 & 워치’ 시리즈
이렇게 게임 이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개발된 ‘게임 & 워치’는 1990년대 초까지 무려 65종의 게임기가 발매되며, 전 세계에서 약 4천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게임 & 워치’의 흥행으로 게임산업에 날개를 단 닌텐도는 1980년에 ‘동키콩’을 출시해 초대박을 내어 전자 게임기 시장의 큰손이 됐습니다. 이 ‘동키콩’은 미국 전역에서 주문이 폭주했고, 연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닌텐도 성장의 발판이 되었죠. ‘슈퍼마리오’의 주인공인 ‘마리오’도 이때 처음 등장했습니다.
세계를 재패한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좌)와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우)
나아가 닌텐도는 1989년에는 ‘게임 & 워치’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를 출시해 또 한번 큰 인기를 얻게 되는데, 이 게임보이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누적 1억 1,800만 대 이상이 팔려 나갔습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동물의 숲’, 그리고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시절에도 이들 게임기는 없어서 못 살만큼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코로나 시절에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닌텐도 스위치의 ‘동물의 숲’
게임업계의 제왕 닌텐도, 이 회사가 앞으로 또 어떤 게임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지 기대가 큽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