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한 극우 인사가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 여행을 오면 편의점 도시락과 같은 싸구려 음식만 찾는다”고 말해 큰 논란이 된 가운데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일본 극우 성향 저널리스트 무로타니 카츠미(74)는 지난 20일 일본 산케이신문 인터넷 매체 ‘자크자크(ZAKZAK)’에 ‘한국인 관광객들의 기이한 행태’라는 기고문을 썼다.
그는 기고문에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맹렬한 기세로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에 올라오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음식 사진·영상을 보다 보면 한국인들이 도대체 왜 일본에 오는 것인지 의문만 커진다”고 적었다.
무로타니는 “‘관광객이라면 고급 식당에서 그 지역의 특산품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구시대적인 사람인가? 일부 관광객들은 24시간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이게 ‘일본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인가?”라고 했다.
또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가이드가 ‘중국인은 시끄럽긴 하지만 전시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전시물은 보지도 않고 전혀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순식간에 지나간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는 박물관도 갔다고 자랑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오는 이유가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경험하기 위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에서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일본 여행’”이라 주장했다. 또 한국 극우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를 언급하며 “‘이제 일본 여행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가는 것’이라는 글이 올라온 것을 봤다”고 글을 마쳤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반적인 기고문을 읽어보니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요즘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잘 나가다 보니 세계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주목하기에 배가 많이 아팠나 보다”고 맞받았다.
또 “일본 여행 와서 돈 적게 쓴다고, 앞으로는 그 지역의 명물 요리를 먹는 등 제발 돈 좀 많이 써 달라는 구걸하는 꼴로 밖에 안 보인다. 일본이 많이 힘든가 보다”라며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만 하겠다. 일본 내 문화를 존중받고 싶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알아야만 한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