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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잡을 수 있을까? 에르메스는 시간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길들이고 즐긴다. 2023년 에르메스의 시노그라피를 선보인 아티스트 클레멍 비에이유(Clément Vieille)는 방문자들이 에르메스 시간의 속으로 빠져들게 공간을 구성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움직이다 보면 마치 기계식 시계 중심부에 있는 것같이 정밀하고 몽환적인 메커니즘에 빠져들게 된다.
아티스트 클레멍 비에이유가 선보인 2023 에르메스 시노그라피.
이번 시노그래피에 사용된 소재는 2023년 새롭게 선보인 에르메스 H08의 신제품 소재와 같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견고한 소재와 위트 있는 형태의 에르메스 H08은 엄격하면서도 조화로운 미학을 창출한다. 에르메스 2023 와치 앤 원더스(Watches & Wonders)에서 공개된 H08 컬렉션과 함께 아쏘 쁘띠 룬, 슬림 데르메스 쉐발 드 레장드 신제품을 소개한다.
엄격한 기준과 독창성, 에르메스 H08
에르메스 시계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필립 델로탈이 2021년 디자인한 에르메스 H08 시계는 엄격한 기준과 독창성이 함께 어우러진다. 긴장감과 유동성 사이를 넘나들며 강렬한 존재감이 돋보이는 스타일을 갖춘 이 모던한 시그니처 워치는 균형미와 대비가 가득하다.
특히 형태와 소재의 활용을 통해 다채로운 측면을 보여준다. 디테일에 집중하는 섬세함과 정밀한 기술이 어우러지며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특징을 빚어낸다. 라인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관능미가 고유의 미학을 드러내며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스퀘어 케이스에 오리지널 폰트를 올린 원형 다이얼 역시 돋보인다. 에르메스 H08은 광물성 텍스처, 깊은 색감, 컬러풀한 터치, 정돈된 기하학적 라인이 공존한다.
스포티한 정신과 도시적 감각을 담아낸 시계 안에 에르메스 하우스가 전개하는 남성 유니버스가 반영돼 있다. 크로노그래프 쿠션 형태는 합성 물질 블록을 깎아내 견고하고 가벼운 착용감을 선사한다. 에르메스 H1837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으며 블랙 다이얼의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에르메스 특유의 짜임을 연상시키는 구조가 특징인 컬러풀한 러버 스트랩을 매치했다.
아쏘 쁘띠 룬(ARCEAU PETITE LUNE)
1978년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의 상상력으로부터 탄생한 아쏘 시계는 절제미와 독창성을 함께 품고 있다. 7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라운드 화이트골드 케이스에 마구인 등자 모양의 러그를 더한 타임리스하면서 독특한 형태를 갖췄다.
태양계를 몽환적으로 해석한 이 피스는 시, 분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10시와 11시 방향 사이에 문페이즈를 갖춘 에르메스의 매뉴팩처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H1837과 쁘띠 룬 모듈의 박동에 맞춰 구동된다. 에르메스 시계 공방에서 제작되는 블루 사파이어 악어가죽 스트랩이 매칭됐다.
슬림 데르메스 쉐발 드 레장드(SLIM D’HERMÉS CHEVAL DE LÉGENDE)
2015년 탄생한 슬림 데르메스 시계는 온전함과 균형감이 만들어내는 심플함의 미학을 보여준다. 각진 러그를 갖춘 라운드 케이스가 질주하는 말의 실루엣을 스터드로 완성한 에나멜 화이트골드 다이얼을 감싸고 있다. 베젤에는 52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말 모티브는 2010년 아티스트 브누아 피에르 에머리(Benoit Pierre Emery)가 디자인한 동일한 이름의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 모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장인들의 특별한 손길을 거쳐야 한다. 장인은 손으로 1678개의 로즈골드 비즈나 에나멜 비즈를 하나하나 고정시키고 굽는다. 지름 39.5㎜의 라운드 화이트골드 케이스에 에르메스 H1950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가 탑재된다. 각각 에르메스 시계 공방에서 제작한 매트 샹티이 컬러 혹은 부드러운 사파이어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했다. 모델별로 24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