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수석부위원. 뉴스1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86 용퇴론’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민주유공자예우법’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특혜 논란이 일었던 공공기관 취업 지원 등을 대거 덜어냈지만 86세대가 주도하는 법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020년 우원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서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을 받았던 ‘교육지원’과 ‘취업지원’, ‘양육지원’ 등을 삭제한 수정안을 최근 마무리지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수정안에 따르면 의료 지원도 일부 축소됐고, 장기 저리 대출과 공공주택 우선 공급 조항 등 논란이 일었던 조항들은 대부분 삭제됐다.
민주당은 “금전적 지원이 다수 포함되는 경우 중복 보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될 수 있고 특히 자녀에 대한 취업지원은 공정성 논쟁을 야기할 여지가 있다”며 “현재안에서 민주화 유공자의 범위는 유지하고 쟁점 사항은 축소해 신속하게 입법을 추진한다”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우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한열과 전태일, 박종철에게 ‘민주화 유공자’를 붙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명예회복이라도 해주자는 것”이라며 “특별한 예우를 하자는 게 아닌 만큼 특혜라고 하는 부분을 다 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권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라 법안 처리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최근 재점화한 ‘86용퇴론’으로 인해 부담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예산이 문제면 지원 항목을 더 줄일 수도 있지만 여권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들을 유공자로 대우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힘 측 설득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