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자 이익 1년새 12% 증가 KB-신한-하나도 나란히 늘어나 “높은 대출금리로 수익 올려” 지적 위험 대비 충당금은 2배로 늘려
최근 들어 시중금리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각 금융그룹이 대출이자 등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정치권이 연일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금융사들은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4조89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6026억 원)보다 6.4% 늘어난 규모다. 금융그룹별로는 KB금융의 순이익이 1조497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5%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나금융(1조1022억 원)은 22.1%, 우리금융(9113억 원)은 8.6% 각각 늘었다. 우리금융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3880억 원(―0.01%)으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다.
금융그룹이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로 인한 이익) 등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준금리가 두 차례 연속 동결됐지만 지난해 금리가 치솟은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2조1750억 원으로 7.8% 늘었고, 우리금융은 2조219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6% 올라 상승 폭이 가장 가팔랐다. 다만 지난해에 비하면 금융사들의 이자이익 상승 폭은 다소 완화됐다. 지난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17.3∼22.7% 급증한 바 있다. 또 올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4분기(10∼12월)와 비교하면 4대 금융그룹 모두 최대 10.6% 줄었다.
수수료 등 비(非)이자이익으로 벌어들인 수익도 크게 늘었다. KB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57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61억 원)보다 77.7% 급증했다.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17.0% 증가한 1조329억 원, 하나금융은 52.9% 늘어난 7788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3320억 원으로 13.4% 줄었다.
다만 각 금융그룹은 미래에 발생할 대출 부실 위험에 대비해 충당금을 2배 수준으로 늘렸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올라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가 우려되는 데 따른 조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 당국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취약계층 지원을 연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대손충당금을 6700억 원 새로 쌓았고 신한금융은 461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나금융은 3432억 원, 우리금융은 2614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