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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멧돼지 오인’ 사격… 야영 50대, 엽총 맞아 숨져

입력 | 2023-04-28 03:00:00

경북 의성서… 작년에도 3명 참변




경북 의성군의 한 야산에서 비바크(텐트 없이 침낭만 깔고 산에서 자는 것)를 하던 50대 남성이 멧돼지로 오인받아 엽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8시경 의성군 사곡면의 한 야산에서 흰 비닐을 덮고 바닥에 누워 있던 A 씨(59)가 엽사 B 씨(61)가 쏜 총에 맞고 숨졌다. 당시 멧돼지 사냥을 하던 B 씨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수색 중이었는데 A 씨를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한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총을 쏜 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멧돼지를 놓쳤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자리를 옮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 씨는 나흘 후인 지난달 28일 오후 5시경 길을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경기 파주시에 사는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비바크를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시신에서 총알을 발견했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B 씨를 붙잡았다. B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며 조사했지만 고의로 사망하게 하거나 시신을 은닉한 정황이 없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멧돼지 엽사들의 고령화와 포획 경쟁 가열로 인한 오인 사격 사망 사고는 지난해에만 3번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인근 도로에서 차를 세워둔 채 소변을 보던 70대 택시 운전사가 엽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7월에는 경남 양산시에서, 11월에는 충남 서산시에서 각각 동료 엽사의 총에 맞은 50대 남성과 60대 남성이 숨졌다.


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