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韓, 對中 반도체 압박 동참… 美, 반도체법 장비규제 완화 가능성

입력 | 2023-04-28 03:00:00

[尹대통령 국빈 방미]
한미 “경제적 강압에 공동 대응”
中서 마이크론 제재땐 함께 행동… 한국 기업, 中 보복조치 부담 안아
美, 중국내 기업 장비규제 등 완화… 삼성-SK 첨단공정 전환 길 틔워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국빈만찬장에 경제사절단으로 방미한 한국 기업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채널A 캡처·게티이미지 코리아


한미 양국은 중국 당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제재에 나설 경우 공동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현실화될 경우 중국 당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수도 있어 한국 기업은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미국 당국이 중국 현지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 공정 업그레이드와 첨단 장비 도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부 완화 가능성이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 기업과 관련된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반대를 표명하며,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강압의 주체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이는 현재 마이크론 제품에 대해 안보 심사를 진행 중인 중국 당국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2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내에서 마이크론의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도록 미국 정부가 한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양국 정상의 성명에 이를 명시한 것은 한국이 미국 측의 대응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외 기업들이 공동 대응 보복 조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 업계에선 “마이크론의 현지 판매 금지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을 중국 정부에 마이크론을 실제 배제할 경우 대안이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국내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반도체지원법(CHIPS Act)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서는 완화 가능성이 열렸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워싱턴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반도체법과 관련해 “미 측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등 우려 대상국 내 첨단반도체 기술 업그레이드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발표돼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덜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내 생산 능력(웨이퍼 투입량) 내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한 공정 전환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해석했다.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의 성숙·낙후 공정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양국 정상은 또 공동 성명에서 반도체지원법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해 제도 관련 협의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머스크 접견한 尹 “한국에 투자땐 적극 지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있는 미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다면 입지, 인력, 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한국이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에 대해서도 최 수석은 “양국 정상은 향후 우리 기업에 대한 장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양국 관계 부처 협의에서 수출 통제 유예를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