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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재판 이재명, 웃으며 “많이 힘들죠?”…유동규 “아니요”

입력 | 2023-04-28 18:22: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4차 공판에 출석,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3.4.28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8/뉴스1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5번째 재판에 참석해 증인으로 참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웬만하면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고 질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서 양측의 공방이 계속 이어지자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에게 “하나만 질문해도 되겠냐”고 말했고 두 사람 간 이 같은 문답이 오갔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근을 자처해오다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이대표로부터 칭찬을 받고 좋아했다’는 등의 친분을 암시하는 증언을 한 바 있다. 아울러 ‘이 대표 측이 김 전 처장 사망 이후 유족에게 기자회견 등을 만류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바 있다.

공판에서 이 대표 변호인이 유 전 본부장에게 ‘기획본부장 재직 시절 현안에 대해 시장이던 피고인에게 수시로 직접 보고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기억 나는 것이 있느냐’는 내용의 질문을 하자 그는 “그렇다. 위례와 대장동 관련해서 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두루뭉술하다’는 등 캐묻기 시작하자 유 전 본부장은 “성남 1공단 공원화와 관련해 처음부터 결합 방식을 이야기하지 않았냐”며 “저와 이재명 (당시) 시장이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며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냐”며 유 전 본부장에게 “그림을 그려가며 나에게 설명을 했다는 말인가. 검찰에 한 진술을 들어보니 1000억 원이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 (변호사)에게 이야기했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유 전 본부장이 금액 등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이 대표는 “녹취록에서 1000억 원으로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는 2013년 3월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나에게 들었다고 하면서 검찰 조사에서는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2013년 2월 주민설명회에서 대장동 개발로 3700억 원이 남는데, 2000억 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등 설명을 하지 않았느냐”며 “한 달 뒤 1000억 원 밖에 안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내가 증인에게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를 들은 유 전 본부장은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시장실에 둘이 앉아 내가 말씀을 드렸다. 관련 상황에 대해 시장님(이 대표)과 제가 측면에 부대시설을 지어 분양하고 후면을 공원으로 만들지 여부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한 것이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이에 웃음을 보이며 “내가 그림을 그린 것은 없어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었냐”며 “1000억 원이면 (공원이 조성) 된다는 이야기를 정진상에게 들었다고 증인이 진술했는데, 기억도 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 대표 측 반대 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 김 전 처장 등과 동행한 호주·뉴질랜드 출장 실무를 맡은 당시 성남시청 주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방송사 인터뷰·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는데, 검찰은 이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김 전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될 당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