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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 2배 이상 오른 코스닥은 비정상”

입력 | 2023-04-29 10:34:00

슈퍼개미 남석관 “여전히 매력적인 2차전지 추가 하락하면 매수할 만”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코스닥 지수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1분기 24.8% 상승하며 전 세계 증시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폭격에 ‘빚투’를 불사한 매수로 맞선 결과다. 하지만 코스닥 돌풍을 이끌던 2차전지 관련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닥 지수도 동반 하락세다(그래프1 참조).

코스피가 하락 국면에 접어든 4월 24일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는 “올해 들어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상승률의 2배 넘게 상승했다”며 “이는 정상적이지 않은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 대표는 “리튬이나 니켈 등 2차전지 소재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뉴스만 뜨면 그 기업 주가가 몇 배씩 급등했다가 급락하고 다시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라면서 “이런 종목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롤러코스터’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남 대표에게 물었다.

목표가에서 30% 수익 실현해야
2차전지 관련주가 하락 이후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2차전지 나만 못 샀나”라며 조바심 내는 투자자가 많다.

“2차전지 관련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추가 하락이 나올 수 있다. 추격 매수할 계획이라면 추가 조정 시기를 기다리는 게 현명해 보인다. ‘상승률 몇 배다’ ‘??로 얼마 벌었다’는 말에 급하게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차트를 보고 저가에서 얼마큼 올랐는지 따져보고 고점이라 생각되면 절대 매수해선 안 된다. 어떤 주식이든 조정은 온다. 그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현재 2차전지주에 투자 중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차전지는 시장 중심주다. 시장 중심주를 저가에 샀다면 목표가격에서 보유량의 30% 정도를 매도하고 나머지는 꼭지를 확인하고서 팔아야 한다. 시가총액이 큰 시장 중심주가 갭 상승을 한다면 이때도 매도 타임이다. 에코프로(그래프2 참조)나 포스코 같은 대형주가 20% 이상 갭 상승했다면 일단 매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 중심주는 이런 방식으로 투자해야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다.”


2차전지 주도주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맞다. 일단 고점이 확인됐고 지금 조정 중이다. 에코프로는 증권사에서 이구동성으로 매도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2차전지 주가는 3~5년 후 배터리 산업 성장 규모까지 선반영돼 과도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주식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 않나. 주식은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2차전지 대장주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보는 건가.

“나는 투자자기 때문에 주가를 볼 때 상승 여력이 있는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 2차전지 대장주는 상승 여력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2차전지는 지금 투자할 때가 아니라고 보는 건가.

“2차전지 주가가 지금보다 더 조정받으면 투자해도 괜찮다고 본다. 왜냐하면 2차전지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버슈팅한 부분이 있어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이 더 필요해 보인다. 투자자는 돈을 벌려고 투자한다. 투자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고점에서 수익을 실현했다면 이번 조정장에서 다시 매수해 또 수익을 내야 한다. 이런 투자전략은 모든 주식에서 통한다. 조정 중이라고 2차전지 관련주를 등한시하지 말고 관심 있게 봐야 한다는 얘기다. 에코프로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가 수주량이 공개되면서 매수세가 증가하지 않았나. 주식은 매수세가 붙으면 눈덩이처럼 커진다.”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
최근 2차전지를 테마로 해 급등하는 종목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특히 리튬, 니켈 등 소재 관련 업체 주가가 수백% 상승하고 있다.

“이브이첨단소재는 리튬 관련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1700원대에서 1만8000원까지 올랐다가 고점 대비 50% 이상 떨어졌다. 일부 종목이 2차전지 진출 소식만으로 상한가를 연이어 찍고 하락했다. 분명 비정상적인 흐름이다. 정치테마주 같은 흐름인데, 이렇게 테마로 주가가 10배씩 올라가는 것은 과거부터 주식시장에서 흔히 발생해온 현상이다. 영화 ‘아바타’가 개봉됐을 때 3D 관련 종목이 30배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젠, 휴마시스 같은 종목은 10배, 20배 올랐다가 조정받고 또 올랐다.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종목에 투자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조심해야 한다.”

현재 2차전지 소재주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남은 종목이 있나.

“없다. 소재주는 다 올랐다. 이젠 떨어진 종목 중에서 다음에 상승할 것을 봐야 한다. 장비 관련주는 아직 상승폭이 크지 않다.”

2차전지 장비 관련주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장비 관련주에 많이 투자해봤는데 수익이 잘 나지 않는다. 여전히 소재를 주목해야 하는데, 지금 주가가 너무 올랐다. 소재 관련주는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이 끝나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분기 상승폭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2차전지 분야가 있다면.

“전고체 배터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실현되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기술이 계속 발달하고 있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도 3D가 진화해 현 기술이 되지 않았나. 전고체 배터리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기술 부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어디인가.

“국내 배터리 제조 3사 중에서는 삼성SDI다. 삼성SDI는 빠르면 2025년 전고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가 상용화되려면 3~5년 뒤다. 관련 종목에 미리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에코프로도 양극재 사업을 계속하던 기업인데, 기업의 내재가치가 현 산업의 중심과 맞아떨어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잘 살피고 종목을 골라내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주식시장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올해는 로봇을 시작으로 챗GPT, 2차전지까지 4개월 만에 인기 테마가 3번이나 바뀌었다. 앞으로 어떤 테마가 뜰까.

“챗GPT는 태풍처럼 휩쓸고 갔지만 당장 실적이 없으니 꺾였다. 반도체는 아직 업황이 불안하다. 결론적으로 올해는 2차전지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할 때는 2차전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지난해 로봇주는 주가가 싼 종목이 많이 올랐지만 올해는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과 연관된 로봇 관련주가 상승했다. 로봇주가 테마라고 해서 다 함께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2차전지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변하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까.

“코스닥 지수는 올해 초 670대에서 4월 18일 종가 907까지 상승했다. 2021년 8월 코스닥은 전고점 1060대에서 올해 초까지 38%가량 떨어졌다가 넉 달 동안 상승했다. 2차전지 관련주가 과열되면서 분명히 오버슈팅한 부분이 있다. 4월 18일 이후 하락세인데, 추가 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추가 조정 가능
코스닥 밴드는 어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나.

“우선 이번 조정에서 750까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800 정도까지 떨어지면 반등이 나올 것 같은데, 당분간 전고점을 뚫기도 어려울 듯하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고 2차전지도 대반등이 이뤄지면 900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코스닥은 800에서 900 정도를 오갈 것이다.”

투자하기 힘든 상황 같다.

“맞다. 주식투자는 쌀 때 투자하기가 쉽다. 지금처럼 상승 뒤 횡보하는 장에서는 투자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전략이 있나.

“투자금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만약 투자금이 1억 원인데 전액을 삼성전자에 투자한다면 만족스러운 수익이 나겠나. 투자금이 크면 삼성전자를 일부 매수하는 것도 괜찮지만 많지 않은 투자금이라면 수익이 좀 더 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요즘처럼 조정을 받을 때는 섣불리 들어가지 말고 바닥을 확인한 뒤 들어가야 한다. 주식은 오버슈팅도 많지만, 언더슈팅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투자 적기가 또 올까.

“기회는 항상 근처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시기다. 경제 상황이나 유동성에 비해 지수가 과하게 올라갔다면 비중을 줄여 수익 실현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수익 실현 후에는 한참 쉬면서 열기가 가라앉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투자해야 한다. 일주일 가운데 주식투자가 제일 어려운 날이 목요일이라고 한다. 그다음 어려운 날은 금요일, 그다음 어려운 날은 월요일, 그리고 화요일, 수요일이라고 한다. 쉬운 날이 없다는 얘기다. 조정이 시작되면서 더 힘든 시기가 됐다. 이럴 때일수록 조급함과 과욕을 버리고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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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387호에 실렸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