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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날 한물갔다고 하지만 지금이 전성기”

입력 | 2023-05-01 03:00:00

기자단 만찬서 ‘고령 논란’ 정면대응
“늙은 게 아니라 노련하고 현명한 것”




“여러분이 나에게 나이가 들었다고 한다면 ‘나는 노련하다’는 답을 돌려드리겠다. 여러분이 나더러 늙었다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역시 ‘나는 현명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최근 재선 출마를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고령을 문제 삼아온 언론을 향해 이 같은 농담을 던지며 맞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힐턴호텔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서 “여러분이 나더러 ‘한물갔다(over the hill)’고 하지만 돈 레몬은 ‘저 남자는 지금 전성기야(in his prime)’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의 스타 앵커였던 돈 레몬은 “여자의 전성기는 20∼30대, 잘해야 40대”라는 등의 성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지난달 24일 CNN에서 퇴출됐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언론인을 상대로 농담을 하는 관례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고령에 대한 우려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담조로 “나이와 관련해 심지어 내가 몇 살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며 “숫자를 말할 수도 없다.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2020년 대선 조작 의혹 보도로 명예훼손 소송을 당해 7억8000만 달러(약 1조 원)의 합의금을 물어주게 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최근 해고된 간판 앵커 터커 칼슨도 농담의 주요 표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은 내가 루퍼트 머독(폭스뉴스 회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를 해리 스타일스(영국의 가수 겸 배우)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는 사람을 내가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를 이끄는 머독 회장이 1931년생으로 1942년생인 자신보다도 아홉 살이 많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미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경제를 변혁했으며, 중간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일으켰다. 하지만 나의 할 일은 끝나지 않았다. 정작 끝난 건 터커 칼슨”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