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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한미 핵합의, 군비경쟁 촉발할 수도”

입력 | 2023-05-01 03:00:00

美 확장억제 강화 조치에 경고




러시아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조치를 담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미국과 한국의 핵 합의는 역내 및 국제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합의는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균형을 깨면 러시아도 동맹국을 규합해 군비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방해하는 다수의 군사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미국과 동맹국에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세계 안보를 저해하는 조처를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미의 ‘핵 합의’는 지난달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을 뜻한다. 북한의 핵 위협 등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제공 과정에 한국의 참여 확대를 보장하는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창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러시아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사 발언을 두고 “무기 공급은 전쟁 개입”이라며 반발해 왔다. 한미 정상은 회담 직후 무기 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이슈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9일 트위터에 러시아의 미사일에 공격당한 자국의 아파트 사진을 올리며 “이것이 오늘 밤의 우크라이나”라면서 “한국의 지도자가 언급했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가 아닌가요”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등을 전제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가리킨 것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